준오헤어에서 일주일 간 파마를 2번이나 했는데도 머릿결만 다 상하고 대폭망한,
결국 환불 받아낸 이야기를 써보려고 한다.
나와 같은 피해자가 또 생기지 않기를 바라며.
1월 20일 금요일, 사건은 이러했다.
평소에 긴머리 CS컬을 고수하던 나는,
22년 9월에 파마를 했고 12월에 컷트를 한 이후로 컬이 다 사라져서 즐거운 설 연휴를 앞둔 어느 날, 파마가 또 받고 싶어졌다.
시간을 쪼개쓰기 좋아하는 파워 J인 나는
평소에 다니는 미용실은 펌 예약이 16시가 마지막 타임이라 퇴근 후에 갈 수 있는 회사 근처 미용실을 찾아봤다.
그러다 회사 동료가 수년 째 다니고 있는 회사 근처의 준오헤어 그리고 본인 쌤을 소개 받게 되었다.
처음 접하는 곳에서의 머리라..
원래 같았으면 불안했겠지만 준오헤어라서 최소한의 브랜드값은 할 것 같았고, 동료의 머리가 늘 정돈되어 있고 예뻐서 신뢰가 갔다.
미용실 가기 전날(1월19일) 대화 내용
그렇게 사건이 발생한 1월 20일 금요일
설 연휴 전날이었고 무려 오후 반차를 쓴 나.
늘 그랬듯 CS컬을 원한다고 말하며, 가지고 있던 6개의 샘플 사진도 보여드렸다.
그랬더니
“그 6가지로 스타일링이 다 가능하게끔 해드릴게요. 다만 열펌으로 할지 그냥 말지 고민이 되는데 이 부분은 제가 잘 고민해보고 결정할게요”
라며 수다를 시작하셨다.
굵은 롯뜨?로 머리를 말기 시작했고, 열을 쬐며 3시간 30분 후 머리가 완성 됐다.
디자이너 쌤께서 머리를 말려주며
“제가 자연스럽게 해보려고 너무 욕심을 부린 것 같아서 고객님 마음엔 안 들 수도 있어요.
보시고 오시면 언제든 다시 해드릴게요.”
이렇게 말씀을 하시는데 무슨 소리인가 했다.
원래 눈이 안 좋기도 하고.. 당연히 잘 해줬겠지 싶어서 컬이 잘 안 보이는 것 같았는데 굳게 믿었다.
하지만 지하철 스크린도어에 비친 내 모습은 C컬 조차 되어있지 않은 모습이었고, 머리를 감으면 괜찮아지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렇게 희망을 가지고 첫 샴푸를 해본 다다음날. (심지어 파마 잘 먹으라고 머리 2일 후에 감음;;)
사실 친구를 만나러 나가려고 2일 만에 머리를 감아본 거였는데, 어라?
이걸 누가 봐서 파마한 사람 머리라고 생각할까?
그리고 양쪽 머리 길이도 달랐다. 이게 뭐야..
너무 속상하고 우울했다.
더구나 설 연휴 중간에 벌어진 일이라, 즐거운 연휴기간을 오롯이 즐기기도 아까운 시간동안
스트레스를 받으며 다시 얼른 준오헤어에 방문해야겠다는 생각 뿐이었다.
왜냐면 준오헤어 데스크로 파마가 하나도 안 말려있다고 전화하니 선생님과 연결은 어려웠고, 답변도 굉장히 늦었기 때문이다.
아 역시 본인도 머리 말려주면서 뭔가 느껴졌으니 계속 그렇게 말한 거구나 싶어서 너무 분했다.
본인 욕심으로 자연스럽게.. 자연스럽다 못해 컬이 하나도 없는데요^^
그렇게 연휴가 끝난 1월 26일 목요일,
수요일에 찾아가봤는데 선생님이 휴가라고 하셔서 스트레스를 받으며 하루를 더 기다렸다.
목요일 11시에 갔더니 아직 출근 전이라고 하셔서 14시에 다시 찾아갔고, 그제서야 마주하게 된 쌤.
보자마자 생머리를 만들어놔서 너무 미안하다고 다시 해주겠다고 당장 오늘 퇴근하고라도 오라고 하셨다.
그 당시 일요일에 파생상품투자권유자문인력 (아따 이름 길다) 자격증 시험을 앞두고 있던 나는 살짝 고민했지만, 얼른 받고 금토라도 집중해서 공부해야겠다 싶어 그날 바로 받겠다고 했다.
두 번째 파마 시술은 열펌으로 해주셨다.
지난 9월에 받았던 파마 직후 사진을 보여줬더니, 지금은 그때보다 머리가 짧으니 더 굵은 거로 말아야 부스스함이 덜할 거라고 하셨다.
엄청 신경 써서 해주는 것 같았고, 그 와중에도 말씀은 여전히 많으셨다. 말 안 걸어줬음 좋겠는데..
본인이 두 번째 하고 있으니 민망해서 더 챙겨주려고 하는건가 싶어 참았고, 머리만 예쁘게 나오길 바랐다. 그리고 예쁘게 나올 줄 알았다 ㅎㅎ..
이때만 해도 몰랐지..
마지막에 머리를 말리는데 이상했다.
그 동안 파마를 한 두번 해본 것도 아니고, 원래 파마한 직후에 컬이 가장 많아야 하는데 이번에도 역시 컬이 잘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준오헤어니까, 심지어 디자이너 쌤의 직급도 높았으니까. 의심이 갔지만 그 의심들을 떨쳐버리며 집에 왔다.
이때만 해도 몰랐지22.. 미용실에서 시험공부 하기
집에 와서 잠들기 전에 거울을 보는데 뭔가 이상하다. 중간머리에, 특히 왼쪽에만 왜 이렇게 용수철처럼 펌이 많이 들어있는지.. 이상함을 느끼며 잠에 들었다.
목요일 저녁에 파마를 했으니, 금요일엔 안타깝게도 머리를 감지 못하고(?) 파마한 머리 그대로 출근을 했다.
그런데…
내가 원하던 CS컬은 온데간데 없고 어제부터 거슬렸던 용수철 같은 중간머리가 가만히 있어도 뒤에서 보였다.
이건 도저히 참을 수 없어서, 이 분을 소개시켜준 동료한테 핸드폰번호를 받아 문자를 보냈다.
음.. 뭐라고 하는지 모르겠는데 일단 결론은 "샴푸해라, 그리고 매장으로 연락 달라.."
저 말 듣고 점심시간에라도 머리를 감고 와야하나 진지하게 고민했다.
샴푸를 하면 없던 컬이 사라지나 싶었고 너무 속상했지만, 겨우 마음을 가라앉히고 샴푸 하고 꼭 다시 연락하리라 했다.
두 번째 파마를 하고 이틀 후인 토요일.
집에서 아침부터 시험공부 하다가 오후에 잠깐 바람 쐬러 나갈겸 드디어 머리를! 감아보았다.
일주일 동안 2번이나 CS컬 펌을 받은 머리라고 볼 수 있을까?
심지어 머리 말릴 때 마지막 희망을 놓치지 않고자 밖으로 엄청 돌려가며 말린 머리였다..^^
진짜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서 바로 쌤한테 사진과 함께 다시 문자를 보냈고 답장이 왔다.
문자 내용을 보아하니,
어떻게 해드릴지 같이 상의 해본다, 같이 예약을 잡아야 한다 이런 소리를 하는 게..
설마 파마를 한 번 더 해주겠다는 건가 싶어서 머리가 너무 지끈거렸다.
일주일 동안 파마 2번한 것도 굉장히 코미디인데.. 여기서 파마를 한 번 더 해주겠다고?
심지어 두 번째엔 엄청나게 심혈을 기울여서 해준 것 같은데 신뢰도 떨어지고 어이가 없었다.
그래서 환불해달라고 강하게 말을 했고, 일요일 저녁이 되어서야 네이버페이로 결제한 내역 취소 연락을 받았다.
환불 후 쌤한테 전화가 왔는데
”제가 진짜 신경써서 해드렸는데, 고객님 머리가 많이 건조했고 그런 부분을 신경 못 쓴 것 같아 죄송하다.“
이런 식으로 말씀하셨는데.. 솔직히 머릿결 하나만큼은 자신 있던 나였다.
탱글하고 건강해보이는 내 모발을 부러워하는 사람들이 주위에 많았고, 내 머리가 그렇게 건조한 거면 다른 사람들 머리는 빗자루인가..
일요일은 시험 보느라 머리 안 감고 하루를 묵혔고 (어쩌다 보니 머리를 자주 안 감는 사람 같네;;)
출근을 위해 오늘 아침! 월요일이 되어 머리를 2번째로 감았다.
머리를 열심히 돌려 말렸고, 다 말리지 않은 촉촉한 채로 나와서 집에서는 몰랐다.
회사 와서 바쁘게 오전 업무를 끝내고, 화장실에 간 김에 거울을 봤는데…
찰랑거리고 탱글거리던 기존의 머릿결은 보이지도 않고 한 마리의 사자가 된 듯한 느낌이었다.
사진이 그나마 얌전하게 나왔는데, 달라진 머리를 본 회사 후배가 놀랄 정도였다.
더구나 더 화나는 부분은 저 중간 용수철 머리..
악성 반곱슬이 있어서 볼록하게 튀어나온 것처럼 만들어놨다. 저는 밑 부분 펌을 원했던 건데요..
환불을 받았으니 좋게 생각하려고 했다.
클리닉 그냥 해준다고 받으러 한 번 오라고 해서 말로만 알았다고 하고 안 가려고 했다.
하지만 내 머리 상태를 보니 너무 슬프고 화나고 억울하고 미치겠어서 수요일에 클리닉 예약을 해놨다. 하필이면 쌤이 월화 휴무..^^
파마 2번 하느라 7시간 넘게 쓰고, 물론 환불은 받았지만 비싼 돈 썼었고, 시험 공부할 시간을 포기하면서 머리를 하러 갔고,
20일부터 시작해서 30일이 된 지금까지 열흘동안 스트레스 너무 받고, 무엇보다 엉망이 된 머릿결까지.
파마를 또 하려면 최소한 한 달은 있어야 한다던데
엉망으로 올록볼록하게 된 머리를 가지고 그렇게 살아야 한다는 사실도 너무 속상하고 분하다.
내 머릿결을 잘 아는 사람.. 흑
머리를 만질 때마다 달라진 컬과 머릿결 느낌에 이렇게 글을 쓰는 지금도 미칠 것 같다.
클리닉만 해주면 다인지.. 수요일에 가서 클리닉을 더 받아내던지, 용수철 같은 갑분웨이브 부분 어떻게 하실 거냐고 꼭 따져물어야겠다.
살짝 키보드워리어 기질이 있어서 얼굴 보고 말하면 호갱st가 되지만 정말 단호하게 말해야겠다.
여자에게 머리란 얼굴과 같은데
앞머리를 조금만 짧게 잘라도 우울해지는 게 여자들인데 십여년 경력을 가지고 있다던, 멀쩡했던 내 머리를 이렇게 만든 분께 묻고 싶다.
제 머리가 유난인가요?
마지막으로,
파마를 2번이나 하기 전(1/14)인 머리를 첨부해본다. 오히려 그 전이 컬도 훨씬 많았었구나.
20일 오전으로 돌아가고 싶다..
건강했던 내 머릿결 돌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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